지난 9월 중순에 루불 박물관을 며칠간 관람하였다. 루불 박물관은 35만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, 그 중 3만 여점이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. 미술에는 문외한이어서 1년쯤 매주 몇 시간씩 미술사 강의를 듣고, 루불에 와서 이틀 종일 관람하였다. 그 방대한 작품 수, 명작들의 무게에 미술의 바다, 망망대해에 빠진 느낌이었다. 루불을 내 나름대로 봐서는 별러서 온 미술관 투어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루불을 잘 아는 분의 도움이 절실하였다. 마침 안성규 선생님을 만나 가이드를 받게 되었는데, 루불 작품들을 안성규 선생님은 과연 전문가답게 그리스, 로마, 비잔틴, 르네상스, 고딕, 로코코, 바로크, 리얼리즘, 인상주의 전까지의 미술사 전체 흐름과 그 특성, 각 작품들의 주요 관람 요소들을 명쾌하게 설명해 주었다. 강의와, 책으로 배웠던 서양 미술사를 머리로만 그 윤곽을 기억했는데, 세 시간 동안 안성규 선생님과 함께한 작품들을 통해, 각 사조의 차별적인 특징이 느낌으로 다가왔다. 예를 들면, 익히 알았다고 생각했던 작품 중 그리스 승리의 여신 – 니케상 –을 안 선생님 설명과 함께 보니 정말 감동, 압권이었다. 그 다음날에도 루불에 가니 좀 더 작품 하나하나 가깝게, 그리고 그림이 말하는 스토리를 그 시대의 흐름 배경을 생각하며 볼 수 있어서 흥미롭고 보람 있었다. 안성규 선생님의 도움 덕분이었다. 한국의 미술애호가 인구가 근래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안성규 선생님의 도움을 파리 미술관에서 받는 기회가 폭넓게 열렸으면 좋겠다. 김정호
고대부터 인상파 전까지 수 많은 작품들을 직접보며 미술사 사조를 죽 느껴 보는 것은 루불이 아니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구나, 또한 루불을 수백번 돌아보면서 가이드 해오신 안성규 선생님은 이 경우 아주 적격 이구나 하는 생각이 후기를 쓰면서 들었읍니다. 김정호